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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신비

우주의 기초이론

by 차눙s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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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초이론

우주의 기초이론

정상우주론

정상우주론(steady state cosmology)은 반세기 동안 대폭발 우주론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 모형이다. 간단히 말해서 '완전 우주 원리'의 입장에선 이론이다라고 할 수 있다. 우주는 시간적으로 영구 불변하고, 공간적으로도 무한히 퍼져 있어 물질의 밀도는 일정하다고 보는 이론이다. 우주가 팽창하면 우주의 밀도는 희박해지는 건 당연하다. 그렇게 되면 우주의 상태가 '불변'이 아니라는 건 뻔한 이치이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 'C장(場)'이라는 물질 창성의 장(field)이 고안되었다. 한마디로 말해 우주 팽창으로 밀도가 희박해진 양만큼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서 새로운 물질이 생기고, 따라서 밀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하는 것이다 1948년에 영국의 본디, 골드, 포일 등은 '정상 우주론'을 제창하였다. 빅뱅 이론은 우주가 왜 대폭발을 일으켰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없었으며 관측의 정확성도 불확실하여, 당시 허블이 계산한 약 20억 년이라는 우주의 나이가 지구의 나이 약 46억 년보다도 짧은 모순도 생겼다. 정상 우주론에서는 우주가 영구 불변하므로 우주탄생의 순간을 생각할 필요가 없고, 지구의 나이와도 모순이 생기지 않았지만 정상 우주론에서는 진공에서 물질이 생긴다는 생각이 최대의 문제점이 되었다 1948년에 발표된 모형을 '고전적 정상우주론'이라고 한다 이 우주론의 기본 가정은 '완벽한 우주원리'이다. 표준모형은 우주(물질, 빛, 팽창속도, 물리법칙 등)가 공간적으로 균일하고 등방 하다고 가정한다. 정상우주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주는 시간적으로도 균일, 등방이라는 것이다. 우주는 넓게 보았을 때 어느 곳이나 어느 쪽으로나 똑같은 것처럼, 시간적으로도 옛날이나 이제나 앞날이나 늘 같은 꼴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우주는 진화하지 않으며 영원하다. 대폭발 모형에서처럼 떠들썩한 시작이나 비극적 종말도 없을 것이다. 이 모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정상우주론에서도 우주공간은 현재 모든 곳에서 일정한 비율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 즉 허블의 법칙이 성립한다. 공간이 팽창하지 않았더라면 무한한 시간 동안 태어났던 별들이 계속 죽으며 쌓여 오늘날 우주는 죽은 별들로 꽉 차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 공간이 계속 생기므로 그럴 염려는 없다. 공간이 팽창하면 밀도가 낮아진다. 따라서 우주의 상태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으려면 물질이 꾸준히 생겨나야만 한다. 그래야만 새로 생긴 물질로부터 별과 은하가 태어나 우주를 여전히 밝혀줄 수 있다. 아마 독자들은 물질이 무(無)에서 저절로 생겨난다는 이 생각이 터무니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물질 생성을 밑바탕으로 삼는 정상우주론은 엉터리라고 속단할지 모른다. 이 가정이 과연 마땅한가를 견주기 위해 표준우주모형에서 물질이 기원하는 원리를 살펴보자. 표준모형에서는 우주생성 직후에 어떤 기운(양자역학에서 양자장(quantum field)이라고 부른다)이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가정한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온도가 떨어지면 그 기운은 어느 한 시기에 음의 압력을 내게 된다. 그리고 음의 압력은 물질 사이에 밀힘을 일으켜 우주공간이 급팽창하고, 공간이 팽창한 만큼 우주의 에너지가 증가한다고 한다. 이 양자장의 에너지가 급팽창이 끝나면서 물질로 바뀌는 것이다. 현재 태어나 있는 모든 천체들은 지금이 아닌 아주 먼 과거에 일어난 물질생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상우주론에서처럼 물질생성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난다면 불합리하고, 표준모형에서처럼 우리가 직접 들여다볼 수 없는 아득한 옛날 일이면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정상우주론에서는 지금 현재도 우주에 양자역학적인 기운이 퍼져 있고, 거시적인 규모에 기운에 세고 약한 차이가 있어 물질이 모든 곳에서 조금씩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상우주론과 대폭발 우주론에서 물질이 생기는 원리는 별로 다르지 않다.

준정상우주론

흔히들 대폭발 우주모형이 우주배경복사의 존재를 예측했고, 물질의 원소구성 비율(예를 들어 수소와 헬륨의 비가 3:1)을 설명했다는 점이 이 모형의 가장 큰 성공사례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상우주론도 이 관측사실들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 포일은 요즘 그가 세운 본래의 정상우주론을 조금 개선하여 준정상우주론(quadi-steady state cosmology)을 주장하고 있다. 새 모형에서 우주는 늘 같은 꼴로 있지는 않고, 짧은 시기 동안에는 잠깐씩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에 걸쳐 보면 우주는 역시 꼭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 마치 표준모형이 가정하는 우주원리에서 우주는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균질하고 등방이나, 자세히 보면 별, 은하, 은하단, 우주거대구조 등이 널려 있어 매우 불균질 하고 비등방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준정상우주모형에서 물질은 우주공간 모든 곳에서 서서히 생겨나지 않고, 검은 구멍 둘레처럼 중력이 매우 강한 곳에서 급격한 공간 팽창과 함께 폭발적으로 생겨난다. 즉 표준모형에서의 급팽창과 같은 현상이 이미 존재하는 우주공간 안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난다. '자그마한 대폭발들(mini-Big Bangs이하 작은 빅뱅)'이라고나 할까? 일반상대론적으로 이 메커니즘을 따져보면, 우주 어느 한 곳에서 이러한 공간 팽창과 물질생성이 꽤 크게 일어나면, 우주는 한동안 팽창하게 되고 또 다른 폭발은 일어나기 매우 힘들어짐을 알 수 있다. 얼마 뒤 공간 팽창이 느려지면 새로운 폭발이 이러 날 가능성이 높아져 우주는 공간과 물질을 생성할 새로운 씨앗을 싹트게 한다. 작은 빅뱅마다 물질과 공간이 창조되는 짧은 시기와 이들이 자유롭게 팽창하는 긴 시기가 있어 전체 우주공간은 조금씩 진동하면서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배경복사는 작은 빅뱅으로부터 터져 나온 물질 입자가 주위에 있는 물질과 부딪힐 때 생긴 빛이 쌓여 만들어진다. 또한 이 빛은 그 후 수십 번 물질에 흡수되었다가 사방으로 재방출되면서 흑체복사의 에너지 스펙트럼을 띠게 되고, 공간적으로 매우 고르게 된다. 이 우주배경복사의 온도가 2.73도이려면 작은 빅뱅을 일으키는 고 중력 천체의 질량은 태양질량의 약 1016배이어야 한다. 이것은 대체로 우주거대구조의 질량과 같다. 한편 작은 백뱅에서는 질량이 10-5g 정도인 입자(플랑크 입자)들이 생긴다. 이들이 붕괴를 거듭하며 만들어낸 소립자들은 주변 온도가 1010도 정도로 낮아지면 핵합성을 한다. 이때 물질이 약 24%는 헬륨이 되고, 나머지는 수소로 남는다. 중원소도 극히 일부 만들어진다. 준정상우주모형은 이렇게 우주배경복사와 물질의 원소비를 잘 설명할 뿐 아니라, 표준우주론이 안고 있는 다른 문제들도 해결해 준다. 예를 들면 준정상우주론에서는 보통의 물질 이외에 암흑물질이 필요 없다. 표준모형에서 우주의 밀도는 임계밀도와 꼭 같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것의 약 10분의 1쯤으로 관측된다. 즉 우주질량의 9할 이상은 아직 정체를 모르는 물질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천문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이 이 암흑물질의 분포와 정체를 밝히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준정상우주론은 그 까닭이 우주에는 그런 암흑물질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최근 관측에 따르면 우주에는 많은 수소구름으로 이루어진 흐릿한 은하들이 있으며, 우리 은하중심핵에서는 매우 나이 어린 별 떼들이, 그리고 나이를 백억 년쯤 먹은 외부은하에서도 아주 젊은 구상성단들이 발견되었다. 준정상우주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새로 만들어진 물질로부터 갓 태어난 천체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우주에서 흔히 발견되는 물질분출 현상들, 예를 들어 전파은하, 퀘이사, 활동하는 은하핵등에서 뿜어 나오는 물질흐름은 바로 우주공간 여러 곳에서 일어난다는 물질과 공간 창조의 현장으로 볼 수 있다.(이 현상들에 대한 정설은 이 천체들 중심에 있는 검은 구멍과 그 둘레의 부착원반 때문에 물질이 분출한다는 해석이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준정상우주론은 대폭발 가설을 채택한 표준우주모형에 비해 관측적으로 우월한 면이 있고, 개념적으로 더욱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모형의 가치는 역시 표준모형과는 다른 우주관을 우리에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일반상대론적 우주론

프리드만 모형은 세 가지 중요한 가설에 입각한다. 그중 하나는 중력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의해 설명되는 가설인데, 뉴턴의 중력이론보다 더 발전된 다른 여러 이론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일반 상대론이 가장 간단하고 설득력이 있으므로 이 이론을 부정하는 근거가 없는 이상이 이론의 적용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우주에는 중심이 없다.- 균일성

프리드만 모형의 다음 가설은 우주의 균일성이다. 우주가 균일하다는 것은 우주공간의 어느 곳이든 동등하게 중심이 없다는 뜻이다. 우주관의 발전 역사는 우주의 중심이 우리로부터 멀어져 간 역사였다. 즉 지구로부터 태양, 태양에서 은하중심으로 우주의 중심으로 옮겨간 것이다. 19세기의 우주론자들은 우주의 중심을 좇는 대신 우주에는 중심이 없고, 우주는 균일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주의해 둘 점이 있는데, 우주가 균일하다고 할 때는 광역적으로 봐서 균일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국소적으로는 균일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우주에는 별이 있고, 은하가 있으며, 이런 정도의 자그마한 스케일로 보는 한 균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불균일한 우주를 더 큰 스케일로 봤을 때 균일하며, 그 우주는 균일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매끄러운 금속 표면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매우 복잡한 면으로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별 같이 그 내부에만 물질이 있고, 외부에는 무한히 공허한 공간이 계속된다는 모형은 이 균일성이라는 가정에 모순된다. 또 우주에는 별, 은하, 은하집단... 등으로 무한히 계속되는 계층이 존재한다는 샤리에의 계층 우주론에서도 균일성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면 아무리 큰 규모로 밀도의 불균일성을 평균화하더라도 더 큰 규모에서는 밀도가 균일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원리라는 이름의 가설

균일성의 가설과 등방성의 가설을 합쳐서 우주원리라고 부른다. 우주원리는 가설인데 흔히 원리라고 하면 `우주는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물며 `균일하므로 우주이다.'라는 도착된 이론이 나온 적도 있었다. 우리는 우주원리를 단순히 관측에서 얻어진 근사적 사실, 또는 수학적 간단화를 위한 가정으로 밖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과학자들은 서양적인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는 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주원리는 가설이지 보편적인 원리는 아니다. 물론 우주원리에도 관측적인 근거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은하분포의 균일성이다. 망원경의 관측에 의해서 약 30억 광년 멀리까지 은하는 거의 균일하게 분포한다는 것이 알려졌고, 더 강력한 증거는 우주흑체복사의 등방성이다. 만일 지 구가 특별한 장소(예를 들면 메타 갤럭시의 중심)에 있지 않다면 이 등방성은 우주의 균일성도 아울러 의미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우주의 지평선까지 균일하다는 것일 뿐 무한한 저쪽까지 균일하다는 증거는 되지 못하므로 우주원리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대통일 이론(Grand Unified Theory)

1970년대에 셀던 글래쇼와 하워드 조지가 제창하였다. 1014 GeV 이상의 에너지에서는 강한 상호 작용, 약한 상호 작용, 전자기력이 통일된다. 또 많은 학자들은 1019 GeV 이상의 에너지에서는 네 가지 힘이 모두 통일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이론으로는 정립되지 못했다.

우주의 공간 구조

먼저, 우주의 공간 구조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주가 어떻게 진화하여 왔는지를 간략하게 알아보자. 우주는 밀도가 무한대이고 부피가 0인 영역인 특이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요즘 영국의 호킹과 미국의 비렐킨은 양자 우주론을 내세워 우주는 물질도 에너지도 그리고 시간도 공간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어떤 크기로 갑자기 태어난다는 주장을 폈다. 여기에서 양자론이 밝힌 무의 상태는 에너지며 시간과 공간의 수차가 부단히 요동하는 세계를 말하며 이 요동하는 무에서 반지름이 대략 10-33cm(플랑크 길이)인 초극미 우주가 탄생하였다는 것이 대두되고 있다. 이 시작에서부터 초팽창 즉 인플레이션을 거치면서 우주는 대폭발(Big Bang)이 일어나 현재까지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그러면 이 팽창이 계속될지 안될지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자. 우주는 먼저 균일, 등방 하다는 가정하에서 닫힌 우주, 열린 우주, 평탄한 우주로 구분된다. 평탄한 우주는 현재의 우주 밀도가 임계밀도 210-29g/cm3와 같고 곡률이 영인 유클리드 공간으로서 끝이 없는 무한히 넓은 우주이며 계속 팽창하여 나간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2/3HO이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이다. 3차원 공간을 2차원 면으로 대용하면 평면으로 표시할 수 있다. 닫힌 우주는 현재의 우주 밀도가 임계밀도보다 큰 경우이며 곡률이 플러스인 리만 공간으로서 크기는 유한하고 끝이 없는 우주이며 계속 팽창하다가 어느 한도가 되면 다시 수축하는 우주이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2/3HO이하이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 보다 크다. 3차원 공간을 2차원면으로 대용하면 구면으로 표시할 수 있다. 열린 우주는 현재의 우주밀도가 임계밀도보다 작을 경우이며 곡률이 마이너스인 로바체프스키 공간으로서 끝이 없는 우주이며 계속 팽창하여 나간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1/HO와 2/3HO사이이며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 보다 작다. 3차원 공간을 2차원 면으로 대용하면 쌍곡면으로 표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관측에 의하면 현재 우주의 밀도는 임계밀도보다 낮은 값을 나타내고 있다. 즉, 빛으로 볼 수 있는 천체에 대해서는 대부분 임계밀도의 1/10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우주는 영원히 팽창을 계속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사실은 이 우주에는 보이지 않는 물질, 즉 암흑물질이 존재한다. 그 양은 적어도 보이는 물질의 10~100배나 된다고 한다. 100배 이상의 암흑 물질이 있다면 우주는 닫힌 우주가 되고, 언젠가는 수축하게 된다. 결국 암흑 물질이 우주의 미래를 결정한다. 끝으로, 우주는 코페르니쿠스 원리에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코페르니쿠스 원리는 우주에는 특별한 장소도 없고 이 장소도 저장소도 같다는 것이다. 중심도 없고 표면도 없다. 여기까지가 우주이고 여기서부터 앞은 우주가 아니라는 경계도 없다. 탄탄하게 어디까지나 계속되는 공간에 천체가 산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중심설을 주장한 데서 인류를 상대화하는 생각과 같다. 모든 장소가 대등하다는 생각은 인류를 특수화하지 않은 생각으로 발전한 것이다.

살아있음이 가장 큰 업적

제 자신과 저의 업적, 그리고 어떤 어려움을 극복해왔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제 생각에 저의 가장 큰 업적은 아직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1963년 저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ㆍ일명 루 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2년 내지 3년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루게릭 진단을 받기 전까지 저는 삶이 지루했습니다. 하지만 때 이른 죽음을 직면하자 저는 놀라울 만큼 정신을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삶이란 좋은 것이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병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천천히 악화했고 다행히 제 최고의 관심사인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에는 별로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리학 이외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었느냐고요?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장난 삼아 정치 지도자가 될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니 한국의 대통령은 될 수 없었겠지만 영국의 총리는 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총리 자리를 토니 블레어 님께 넘기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그분보다는 제가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일이 역사에 더 오래 남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무한한 우주,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가의 문제로 돌아갑시다. 햄릿은 "우리는 호두껍질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무한한 공간의 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물리적으로는 매우 많은 제약을 받고 있지만 (특히 제 경우는) 마음만큼은 자유롭게 우주 전체를 탐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이겠죠. 우주는 과연 무한히 넓을까요, 아니면 매우 크긴 하지만 유한할까요? 또 우주는 영원히 계속될까요, 아니면 시작과 끝이 있을까요? 어떻게 우리의 마음이 무한한 우주를 이해할 수 있습니까? 그런 시도를 하는 것조차 너무 건방진 일이 아닐까요? 신에게서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의 운명을 무릅쓰고 저는 우리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우주를 이해하는 데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아직 완벽한 이해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주공간의 성질 중 가장 분명한 것은, 공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은하들은 우주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습니다. 우주의 모양은 우주공간 어디서나 모양이 비슷하긴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명히 변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밝혀진 것은 20세기 초의 일입니다. 우주가 무한히 변하지 않는다면 무한히 긴 시간 동안 별들이 빛과 열을 방출해 벌써 우주 전체가 별들만큼 뜨거워졌을 것입니다. 또한 한밤중에도 하늘 전체가 태양만큼 밝아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는 별들이 유한한 시간 전부터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로부터 나온 빛은 우리에게 도달할 시간이 없었다는 말이 되지요. 그래서 온 밤하늘이 빛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왜 몇십억 년 전에 별들이 갑자기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일까요? 칸트와 같이 우주가 영원히 존재했다고 믿은 철학자들은 이 문제로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놀라운 발견 '빅뱅'

1920년대 윌슨산에 있는 100인치 망원경에 의한 관측 결과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매우 놀랍게도 거의 모든 은하들이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20세기의 가장 심오한 지적 혁명 중 하나였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발견이었으며 우주의 기원에 대한 모든 논의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면, 과거에는 그들이 지금보다 더 가까이 있었어야만 합니다. 은하가 서로 가까워지다가 충돌하지 않고 비껴 지나면서 다시 멀어지는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주에 시초가 없었다는 생각은 러시아의 리프쉬츠와 칼라트니코프가 제안했는데 우주의 창조라는 곤란한 질문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겠죠. 로저 펜로즈와 저는 몇 가지 기하학적 정리를 증명함으로써,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과 몇 가지 조건이 맞다면 우주는 시초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리프쉬츠와 칼라트니코프도 결국 동의했습니다. 비록 공산주의의 관점에서는 그리 내키지 않는 생각이었지만 물리학 안에서는 이데올로기가 결코 과학 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었습니다. 물리학은 폭탄을 만드는 데 필요했고 폭탄이 잘 작동하는 것이 중요했으니까요. 우주에 시작점이 있고 최초의 사건이 있었다. 무엇이 그 최초의 사건을 일으켰을까요? 로저 펜로즈와 나의 정리에 의하면 우주는 어떤 대폭발점(Big Bang)에서 시작되었는 데, 그 점에서는 우주와 모든 것들이 무한대의 밀도로 응축돼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상대론을 가지고는 우주가 어떤 방식으로 시작되었는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신은 대단한 도박사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운(chance)에 따라 결정된다는 아이디어를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는 그의 한 마디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증거들에 의하면 신은 대단한 도박사입니다. 우주는 항상 주사위가 날아다니고 룰렛이 돌아가는 거대한 카지노인 것입니다. 카지노에서 돈을 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가 가진 모든 돈을 단 서너 번의 게임에 거는 것입니다. 우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주가 클 때에는 주사위가 매우 많이 던져지게 되고 평균적으로 그 결과는 예측 가능한 상황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빅뱅 직후처럼 우주가 아주 작을 때에는 주사위가 적은 횟수만 던져지게 되고 불확정성 원리가 아주 중요해집니다.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려면 불확정성 원리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안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이론 물리학의 큰 난제였습니다. 아직도 이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그 해답에 가까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우주가 계속 주사위를 굴리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우주의 역사는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우주의 역사가 여러 갈래라는 아이디어는 공상과학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는 파인만(Feynman)의 아이디어입니다.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과 파인만의 다중 역사 아이디어를 합해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기술하는 완전한 통일이론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어떻게 진화해 갈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주의 경계, 시공간의 끝에서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가르쳐 주는 소위 경계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주립대에 있는 하틀과 나는 세 번째의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아마도 우주는 시공간 상에 아무런 경계를 갖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허수시간'이라는 다른 종류의 시간에 의해 우주의 역사를 추적해 보면 이는 실제시간으로 본 역사와 매우 다릅니다. 허수시간을 따라가는 우주의 역사는 시작도 끝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허수시간은 마치 또 하나의 공간 방향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우주가 그 자체만으로 완벽하다는 말이 됩니다.

'빅크런치' 200억 년 후

지적 생명체가 나타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많은 가능성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주의 물질의 양에 좌우됩니다. 만약에 물질의 양이 어떤 임계질량보다 많다면, 은하들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팽창의 속도를 늦추고 마침내는 서로 떨어져 날아가는 것을 멈추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은하들은 서로 잡아당겨 가까워지고 우주역사의 종말인 빅 크런치(Big Crunch)에 이르게 됩니다. 이 나라(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미래의 200억 년 후 있을지 모를 종말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 같지 않군요. 여러분은 2백억 년 동안 충분히 많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지낼 수 있습니다. 만약 우주의 밀도가 임계값보다 작다면, 중력은 너무 약해서 은하들이 영원히 서로 멀어져 가는 것을 멈출 수 없습니다. 모든 별들이 다 타버려서 없어지고 우주는 점점 더 차가워져 다시 종말을 고하게 되지만, 앞의 경우보다 덜 드라마틱하고 여전히 수십억 년은 살 수 있습니다. 나는 이 광활한 우주의 움직임이 허수 시간으로 본 우주역사를 통해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아주 작은, 그리고 조금 평평해진 구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내가 강의를 시작할 때 썼던 호두껍질과 거의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 호두는 실시간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햄릿은 결국 옳았습니다. 우리는 호두껍질 안에 갇혀 있으면서도 우리 자신을 무한한 공간의 왕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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