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가는 로켓 엔진에 대해
최근 우주개발 산업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바로 고체연료 로켓 발사 성공 소식입니다. 2020년 한미 미사일 지침이 변경되면서 우리나라도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를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게 된 후 2년 만에 일구어낸 쾌거입니다.
고체 연료
고체 연료는 말 그대로 우주 발사체의 연료가 고체라는 뜻입니다. 로켓 추진체는 연료와 산화제를 내부에 탑재하는데 고체 연료와 고체 산화제를 사용하는 것을 고체 추진체라고 하며 보통 고체 연료라고 하면 고체 추진체를 이야기합니다. 1979년 한미 미사일 지침을 채택한 이래 41년간 우리나라는 고체 연료를 사용할 수 없는 제약 하에 있었습니다. 2020년 제4차 개정에 이르러서야 민간 우주 개발의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되었고 미사일 지침은 2021년에 완전히 사라지게 되죠.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제 기존의 액체 연료뿐 아니라 고체 연료와 하이브리드형 연료까지 아무런 제한 없이 다양한 형태의 발사체를 자유롭게 연구하고 개발하고 생산 보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30일 밤하늘에 의문의 빗줄기를 밝힌 것이 바로 고체 연료를 활용한 우주 발사체 실험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는 액체연료 로켓입니다. 2013년에 발사된 나로호에는 1단에는 액체 2단에는 고체 부스터가 탑재되기도 했었죠. 고체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무조건 고체 연료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고체 연료와 액체 연료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발사체의 특성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죠.
로켓의 원리는 뉴턴의 운동 제3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
우리가 풍선을 불었다가 풍선 입구에서 손을 떼면 공기가 빠져나가는 힘으로 풍선이 날아가는 것을 볼 수가 있죠. 그것과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켓 엔진 내에서 연료가 연소하게 되면 엄청난 가스가 만들어지는데 이 가스들이 배출되면서 그 힘의 반작용으로 추력을 얻게 되는 거죠. 그 힘을 어떤 연료를 활용해 만들 것이냐에 따라 고체 연료 또는 액체 연료 추진체가 되는 겁니다. 액체 연료 시스템은 연소 연료 대비 추력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발사체의 추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액체 연료를 쓰는 발사체는 밸브를 잠그는 것만으로 작동을 멈출 수가 있고 다시 재점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추력을 제어할 수 있는 거죠. 그해서 스페이스 X를 비롯해 로켓 재사용을 하는 경우는 정밀한 제어가 필요한 만큼 액체 연료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또 정교하게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우주 탐사선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액체 연료 발사체를 사용해야 하죠. 대신 액체 연료 발사체의 엔진은 매우 복잡합니다. 연료와 산화제를 담은 개별 탱크에서부터 연료실과 노즐에 이르기까지 공급관과 밸브가 복잡하게 얽혀있죠. 누리호의 액체 엔진의 경우 전체 부품 수는 약 1200개에 달하는데 같은 성능의 고체엔진을 만들면 부품 수는 약 절반에서 3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연료와 산화제를 아주 정밀하게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건 곧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도 크다는 것이겠죠. 지난번 누리호 1차 발사가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도 산화제 탱크 내부에 장착된 헬륨 탱크의 고정장치가 떨어져 나가면서 헬륨이 누설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액체 액체 연료의 단점은 액체 연료를 오래 두면 연료 탱크를 부식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발사에 임박해서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해야 하는데, 주입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우주 발사체의 경우 연료 주입 시간이 꼭 짧을 필요는 없지만 미사일 같은 경우 연료 주입 시간이 길어진다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거죠. 고체 연료의 발사체는 간결한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역사가 더 오래된 것도 고체 연료인데요. 다이너마이트의 원료로 유명한 니즈로 글리세린 같은 물질이 대표적인 고체 연료죠 고체 로켓은 발사체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그만큼 개발도 상대적으로 쉽고 비용도 적게 들죠. 비용이 낮아지게 되면 저 비용으로 우주 발사체를 만들 수 있게 되는 만큼 우주 산업체가 우주 개발에 참여하는 문턱이 낮아진 셈이죠. 또 고체 로켓은 액체 로켓보다 가볍습니다. 그래서 발사체 자체의 무게를 줄일 수도 있죠. 하지만 액체 로켓에 비해 연소 효율이 좋지 않아 큰 에너지를 내기 어려운 데다 한 번 불이 붙고 나면 연료가 소진되어야 꺼지게 되고 액체 연료 발사체처럼 정밀한 제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세한 힘과 속도 조절이 필요한 본격적인 우주 발사체로는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죠. 액체 연료 로켓의 단점으로 연료 주입 문제를 말씀드렸는데요. 고체 연료를 쓰면 연료 주입 없이 바로 발사가 가능해서 무기의 경우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차량에도 전기와 휘발유를 같이 쓰는 기름을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가 있는데 우주 발사체에도 하이브리드가 있습니다. 고체 연료와 액체 연료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서 사용하는 거죠.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5톤을 우주로 수송해야 되는 손님이 있는데 발사체의 일단 추력이 45톤까지만 가능하다면 낭패겠죠. 여기에 고체 부스터를 장착해서 간단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새로 개발 중인 H-III 발사체는 고체 부스터를 2개 또는 4개 장착하는 방식을 택했고 유럽의 아리안 6호도 고체 부스터를 단 버전을 준비 중이죠. 고체 부스터를 달면 가장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대기권에서 액체 엔진의 연료를 많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중량을 우주로 실어 보낼 수가 있습니다.
고체연료 우주 발사체 시험 발사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한빛-TLV는 고체 연료의 액체 산화제를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지난 19일 발사될 예정이었는데 아쉽게도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발사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가 고체 추진체를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미 미사일 협정 제4차 개정이 이루어진 2020년 7월 이후로 불과 2년 반 남짓이지만 지금까지 축적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놀라운 성과를 보였는데요. 작년 3월 고체연료 우주 발사체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22년 12월 30일에는 고체 연료를 사용한 우주 발사체를 목표 고도 450km를 달성하였고 단 분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죠. 앞선 시험 발사와 다르게 일몰 시간대 시험 발사가 이루어지면서 황혼 현상이 발생하여 대한민국 전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심지어는 러시아에서도 항적이 목격되며 UFO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었죠.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서 고체연료 우주 발사체 시험 발사까지 성공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더욱 높이게 되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K-국방의 역량도 더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신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성이란 무엇일까 (0) | 2023.03.27 |
---|---|
NASA와 우주 위성 산업 (0) | 2023.03.27 |
우주쓰레기의 위험과 대책에 대해 (0) | 2023.03.27 |
생명체가 있을 확률이 높은 행성 (0) | 2023.03.27 |
지구가 우주를 바라보는 눈 제임스 웹 망원경 (0) | 2023.03.27 |
댓글